[칼럼] 혈관 속 기름때,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최기홍 명예 자연의학박사

혈관에 지방이 쌓이는 진짜 이유

기름진 식탁을 바꾸는 작은 습관

걷기와 근력운동이 혈관을 살린다

 

 

혈관 속 기름때,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식탁과 운동에서 시작하는 혈관 청소법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말을 들으면 흔히 “혈관에 기름때가 끼었다”고 표현한다. 실제로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혈관 벽에 지방과 염증 물질 등이 쌓여 플라크를 형성할 수 있다. 플라크가 점차 커지면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이 떨어지며, 심한 경우 혈류가 막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하지만 혈관 청소는 막힌 배수관을 뚫듯 기름을 한 번에 씻어 내는 일이 아니다. 이미 쌓인 플라크를 특정 음식 하나로 녹이거나 제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혈관 건강을 지키는 현실적인 방법은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혈압, 혈당을 꾸준히 관리해 새로운 지방이 쌓이는 속도를 늦추고 기존 플라크가 불안정해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 출발점이 바로 매일 마주하는 식탁과 신체 활동이다.

 

 

혈관을 지키는 식탁은 ‘덜 먹기’보다 ‘바꿔 먹기’다

 

먼저 줄여야 할 것은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많은 음식이다. 삼겹살이나 갈비처럼 지방이 많은 고기, 햄·소시지 등의 가공육, 버터와 생크림이 많이 들어간 빵과 디저트, 반복해서 튀긴 음식은 자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LDL 콜레스테롤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방을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다. 고기 위주의 식사를 생선이나 두부, 콩으로 일부 바꾸고, 간식으로 과자 대신 견과류를 적당량 먹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흰쌀과 흰 빵만 먹기보다는 잡곡, 귀리, 채소, 콩류처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채소와 통곡물, 콩, 견과류, 생선 중심의 식사는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뿐 아니라 체중과 혈압 관리에도 유리하다.

 

조리법도 중요하다. 튀기거나 볶는 방법보다는 굽기, 찌기, 삶기를 선택하고, 국물과 소스는 적게 먹는다. 달콤한 음료와 과도한 간식은 중성지방과 체중을 높일 수 있으므로 물이나 무가당 음료로 바꾸는 것이 좋다. 완벽한 식단을 단기간 유지하려 하기보다 “오늘 한 끼에서 무엇을 바꿀 것인가”를 정하는 편이 오래간다.

 

 

운동은 혈액 속 지방을 사용하는 시간을 만든다

 

식탁을 바꾸었다면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체중 관리에 도움을 주며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관리하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 자체도 중요하다.

 

가장 시작하기 쉬운 운동은 빠르게 걷기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뛰기보다 하루 20~30분 정도 숨이 약간 차는 속도로 걷고, 익숙해지면 시간과 속도를 조금씩 늘린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식사 후 10분씩 걷거나 한 시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도 좋은 출발이다. 여기에 주 2회 정도 스쿼트, 벽 밀기, 가벼운 아령 운동을 더하면 근육량과 기초 체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수치가 높다면 생활 관리만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콜레스테롤은 식습관과 운동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나이, 유전적 요인, 당뇨병과 같은 질환, 과거의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여부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건강하게 생활하는데도 LDL 콜레스테롤이 계속 높거나 심혈관 질환 위험이 큰 사람은 의사의 판단에 따라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처방받은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중단해서는 안 되며, 정기적인 혈액검사로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혈관 건강은 특별한 건강식품이나 며칠간의 집중 관리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름진 음식을 한 번 덜 먹고, 채소를 한 접시 더 먹고, 하루에 몇 걸음이라도 더 걷는 선택이 쌓여 혈관의 미래를 바꾼다. 혈관 청소의 핵심은 단번에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매일 관리하는 데 있다. 오늘의 식탁과 발걸음이 곧 내일의 혈관을 만든다.

 

 

작성 2026.08.14 09:00 수정 2026.08.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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