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이 많은 사람의 혈액순환 관리법
움직임이 적은 직업일수록 다리 순환을 챙겨야 한다
택시·화물차·버스 운전기사, 배송 종사자, 영업직처럼 하루의 많은 시간을 운전석에서 보내는 사람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계속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제 몸은 오랫동안 같은 자세에 머물러 있다. 특히 무릎과 엉덩이를 굽힌 채 앉아 있으면 다리 근육의 움직임이 줄고, 다리의 정맥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가는 과정도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 몸에서 종아리 근육은 걸을 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다리의 혈액을 위쪽으로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운전 중에는 이 움직임이 크게 줄어든다. 장시간 좁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다리의 정맥 혈류가 정체될 수 있으며, 좌석 끝부분이 무릎 뒤쪽을 계속 압박하는 자세도 부담을 더할 수 있다.
휴식은 목적지에 도착한 뒤가 아니라 운전 중에 필요하다
다리 순환을 관리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운전 시간을 중간중간 끊어 주는 것이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가능하면 2~3시간마다 안전한 휴게 장소에 정차해 차에서 내려 걷는 것이 좋다. 5분 정도라도 천천히 걷고 종아리와 허벅지를 움직이면 오랫동안 굳어 있던 하체 근육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자동차로 장거리 이동할 때 일정에 휴식 시간을 포함하고, 정차 후 걷거나 다리를 스트레칭하도록 권한다.
차에서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반드시 차량을 안전하게 세운 뒤 발뒤꿈치와 발끝을 번갈아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해 보자. 발끝은 바닥에 둔 채 뒤꿈치를 들었다 내리고, 반대로 뒤꿈치를 바닥에 둔 채 발끝을 들어 올리면 종아리 근육을 간단히 자극할 수 있다. 발목을 천천히 돌리거나 무릎을 펴서 발끝을 몸 쪽으로 당기는 동작도 도움이 된다. 주행 중 무리하게 운동하려 하지 말고, 신호 대기나 정체 중에도 운전 조작에 방해가 되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운전 자세와 일상 운동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운전석은 무릎 뒤쪽이 좌석 끝에 강하게 눌리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엉덩이를 좌석 깊숙이 넣고 등받이에 허리를 기대되, 무릎이 지나치게 접히지 않도록 페달과의 거리를 맞춘다. 지갑이나 휴대전화를 뒷주머니에 넣고 장시간 앉는 습관도 골반의 균형을 흐트러뜨릴 수 있으므로 피하는 편이 좋다.
또한 운전 중 잠깐 움직이는 것만으로 하루 전체의 운동 부족을 모두 보완할 수는 없다. 퇴근 후 20~30분 걷기, 계단 이용하기, 종아리 들어 올리기와 같은 활동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에게 일주일에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을 권고하며,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가능한 범위에서 더 자주 움직일 것을 강조한다.
물을 규칙적으로 마시고 과도하게 짠 음식이나 늦은 시간의 과식을 줄이는 생활 습관도 함께 관리하자. 다만 혈전 예방을 목적으로 의사의 지시 없이 아스피린이나 약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혈전 병력, 최근 수술, 암 치료, 임신, 비만, 호르몬제 복용 등 위험 요인이 있거나 의료용 압박스타킹이 필요한지는 의료진과 상담해 결정해야 한다.
한쪽 다리만 붓고 아프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운전 후 다리가 뻐근하고 묵직한 증상은 흔할 수 있지만, 한쪽 다리만 갑자기 붓거나 통증·열감·피부색 변화가 나타난다면 깊은정맥혈전증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숨을 쉴 때 심해지는 가슴 통증, 빠르거나 불규칙한 심장박동, 피 섞인 기침 등이 동반되면 폐색전증과 관련된 응급 증상일 수 있으므로 즉시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운전이 직업인 사람에게 휴식은 일을 방해하는 시간이 아니다. 안전한 운전을 계속하고 몸을 오래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관리 시간이다. 차를 세울 때마다 잠시 걷고 발목을 움직이는 작은 습관이 쌓이면 다리의 불편을 줄이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목적지만 확인하지 말고, 그곳까지 함께 가야 할 자신의 다리 건강도 매일 살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