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치찌개든 나물무침이든, 한식 조리에서 빠지지 않는 조미료를 꼽으라면 단연 간장이 떠오른다. 그런데 마트 진열대 앞에 서면 고민이 깊어진다. 양조간장, 진간장, 국간장, 혼합간장까지 이름도 제각각이고 가격대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같은 간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데도 맛과 용도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간장은 콩을 발효시켜 만든 장류에서 액체 성분을 분리해낸 조미료다. 전통적인 방식은 메주를 쑤어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킨 뒤 그 액체를 떠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재래식 간장은 염도가 높고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시간 발효와 숙성을 거치는 만큼, 집집마다 담그는 메주와 물, 소금의 비율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달라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반면 오늘날 가정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은 양조간장이다. 양조간장은 콩과 밀 등 원료를 미생물로 발효시켜 만든 간장을 말한다. 재래식 간장과 달리 공장에서 일정한 조건으로 발효 과정을 관리하기 때문에 맛의 편차가 적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많은 가정에서 볶음이나 조림, 무침 등 다양한 요리에 두루 쓸 수 있는 조미료로 양조간장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간장을 나누는 또 다른 기준은 색과 염도다. 색이 진하고 단맛이 더해진 진간장은 주로 조림이나 볶음처럼 오래 가열하는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반대로 색이 옅고 짠맛이 강한 국간장은 국이나 나물 무침처럼 재료 본연의 색을 살리고 싶은 요리에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같은 양조 방식으로 만들어졌더라도 숙성 기간이나 배합 비율에 따라 이런 차이가 생긴다.
최근에는 양조간장과 산분해간장, 혼합간장을 섞어 만든 제품도 다양하게 나와 있다. 산분해간장은 산성 물질을 이용해 콩 단백질을 빠르게 분해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아 생산 기간이 짧다는 특징이 있다. 혼합간장은 이런 산분해간장과 발효 간장을 섞어 만든 제품을 말한다. 제품 뒷면의 원재료명과 식품유형 표시를 살펴보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간장을 고를 때는 용도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국물 요리를 자주 한다면 국간장을, 조림이나 볶음 요리를 즐긴다면 진간장이나 양조간장을 준비해두는 식으로 구분해 쓰면 요리의 맛을 좀 더 살릴 수 있다. 또한 개봉한 간장은 공기와 접촉하면 산화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밀폐해 보관하는 것이 좋다.
간장은 단순한 짠맛을 내는 조미료를 넘어 한식의 맛을 좌우하는 기본 재료로 자리매김해 왔다. 발효라는 시간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만큼, 어떤 간장을 고르느냐에 따라 같은 재료로도 전혀 다른 맛의 요리가 완성될 수 있다. 다가오는 김장철이나 겨울철 국물 요리를 준비하면서, 집에 있는 간장의 종류와 용도를 한 번쯤 점검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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